티스토리 뷰
목차
실리콘밸리의 중심, 산호세에서 차를 몰아 샌프란시스코까지는 약 1시간 반 정도.
하루라는 짧은 시간 동안 얼마나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을까 기대와 설렘으로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사실 몇년전에 와보긴 했었는데, 이번 방문은 아이들이 가보고 싶다고 한 곳으로만 동선을 계획했습니다.
치안이 좀 걱정되기도 했는데, 도심내 특정 지역을 제외하고는 저희가 다녀온 곳들은 다 편안하게 걸어다닐 수 있었습니다.
아침, 샌프란시스코의 상징 골든게이트 브리지
샌프란시스코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골든게이트 브리지(Golden Gate Bridge)는 아침 햇살에 더욱 빛날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두번째 방문임에도 오늘도 안개가 자욱합니다.
다리 옆 전망대에 잠시 차를 세우고 아침도 못먹고 서둘러 나온 아이들과 전날 베트남 타운에서 사두고 남겨 가져온 반미(베트남 샌드위치)를 피크닉 테이블에 앉아 먹었습니다. 조금더 깨끗한 테이블을 찾아보고 싶었으나 거기서 거기, 예전에는 테이블 커버도 가지고 다니면서 깔고는 했는데, 미국여행에 너무 적응 했는지, 좀 더러워도 덜 불편하게 느껴지네요.
사춘기 아들은 잠이 모자라는지 그 테이블에 엎드려 아침잠을 잡니다.
따님들과 브리지까지 산책갔다 오면서 사진을 남기니, 여행의 시작을 알리는 완벽한 순간이 되었습니다.
브리지 근처에는 오전인데도 낚시꾼들이 부지런히? 낚시를 하고 있습니다.
평생 한번올까 말까한 골든게이트 브리지에서 낚시라니, 샌프란시스코 로컬들의 럭셔리 한 생활인가 싶었는데, 물고기 한마리가 걸려들자 주변 꼬마들이 몰려들더니 피를 튀기며 물고기를 정리하는 낚시꾼을 신나게 구경합니다.
영화 속 장면 같은? 더 페인티드 레이디(The Painted Ladies)
다음으로 찾은 곳은 알라모 스퀘어 공원(Alamo Square Park). 초록 잔디밭 너머로 줄지어 선 알록달록 빅토리아풍 주택들, 바로 페인티드 레이디였습니다.
TV와 영화에서 수없이 보던 장면이라고 해서 내맘대로 끼워넣은 방문지 였는데 막상 도착하니 관광객이 많은걸로 보아 맞게 찾아 온 듯 한데 눈앞에 펼쳐지는 페인티드 레이디들은 몇채 되지도 않기도 했고 나무에 거의 가려져 있어 painted된 느낌도 나지 않았습니다.
길건너 공원에 앉아 커피를 마실 순 있겠지만 스킵해도 되는 일정으로 정리 합니다.
달콤한 유혹, 기라델리 스퀘어(Ghirardelli Square)
점심 무렵, 달콤한 휴식이 필요할 땐 기라델리 초콜릿을 빼놓을 수 없죠. 초콜릿 향이 가득한 매장에서 듀바이 아이스크림 선데이를 맛보았는데, 진한 초콜릿과 부드러운 아이스크림의 조합은 여행 중 아이들의 최고의 간식이었습니다. 주중이었는데 대기 시간은 꽤 길었고 20분 이상, 자리도 잘 없었는데, 초콜릿 하나로 이렇게 큰 규모의 샵을 구성하고 남녀노소 모두 즐길수 있는 가게를 운영할수 있다는 게 놀라웠습니다.
아이들의 트램 체험 & 구불구불한 길, 롬바드 스트리트
샌프란시스코 하면 떠오르는 명물 중 하나가 바로 케이블카(Tram)입니다. 아이들을 케이블카 시작점에 내려주고, 저는 차로 롬바드 스트리트 쪽으로 이동했습니다. 운전하면서 경사진 언덕을 따라 운전하는게 무섭기도 했습니다.
이 역시도 케이블카를 타는 대기시간이 예상보다 길어서(한시간 이상) 저는 롬바드 스트리트의 강한 바람을 맞으며 관광객들이 각국의 언어로 신나게 떠들며 계속 해서 사람들이 바뀌는 장면을 함께 하고 있었습니다.
케이블카가 도착할때마다 생생한 기록을 남기고 싶어 비디오 찍을 준비를 하며 기다리는데, 아이들이 언제 도착할지 모르겠습니다. 떨어지지 않고 잘 매달려 올것인지, 롬바드 스트리트에서 잘 내릴지 걱정이 됩니다.
한참후에, 롬바드 바람을 맞으며 머리카락이 너덜너덜 해질 때쯤에야 누군가가 멀리서 손을 열심히 흔듭니다.
아이들이 덜컹거리며 달리는 케이블카 봉을 잘 붙잡고 매달려 왔습니다. 바람을 맞으며 언덕을 오르내리는 그 경험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네요.
롬바드 스트리트에서 아이들과 다시 만난 후에는 차로 운전해서 천천히 이길을 내려갑니다.
8번이나 굽이치는 길을 따라 꽃과 나무가 아름답게 꾸며져 있어 ‘세상에서 가장 구불구불한 길’이라는 별명을 실감났습니다.
차로 냐려가는 시간은 3-5분정도 걸립니다. 가족 모두가 이곳에서 즐겁게 사진을 찍으며 한동안 머물렀습니다.
샌프란시스코 거리에서 만난 무인택시
롬바드 스트리트에서 아이들을 한참을 기다리는데 말로만 듣던 무인택시가 종종 지나가는 모습을 보게 되었어요. 차 안에는 운전자가 전혀 없었고, 스티어링 휠이 스스로 움직이며 길을 따라가는 모습이 꽤 신기했습니다.
저 역시 직접 타보진 않았지만, 샌프란시스코라는 도시가 기술과 일상이 만나는 현장이라는 걸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던 순간이었죠.
아이들도 “자동차가 혼자 움직인다니 마치 영화 같아!”라며 신기해했고, 여행에 또 하나의 인상 깊은 장면이 더해졌습니다.
바다와 음식이 함께하는 피셔맨스 워프(Fisherman’s Wharf)
갈매기가 머리 위를 날아다니고, 바닷바람이 불어오는 선착장 풍경 속에서 신선한 게와 클램차우더를 맛보는 건 이곳에서만 가능한 경험이죠. 특히 빵 그릇에 담긴 클램차우더는 따뜻하면서도 든든했습니다.
그리고 피셔맨스 워프에서 꼭 들러야 할 곳이 바로 PIER 39입니다.
이곳에서는 바다사자들이 나무 선착장 위에 모여 쉬거나 장난치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습니다.
특유의 울음소리와 여유롭게 햇볕을 즐기는 모습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즐거운 구경거리가 되었어요.
활기 넘치는 차이나타운(Chinatown)
마지막 코스는 차이나타운. 붉은 등이 걸린 거리, 중국 전통 기념품 가게와 식당들로 가득 차 있어 또 다른 나라에 들어온 듯했습니다.
짧은 시간 동안 동양의 정취를 느낄 수 있었고, 향신료 가게에서 들려오는 향과 골목의 활기찬 분위기가 인상 깊었습니다.
식당이 너무 많아서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겠지만 일단 사람이 많은 식당으로 향했습니다.
본토 중국음식을 맛보고 싶을땐 언제나 차이나 타운에 갑니다. 아이들이 언제나 식사하러 가고 싶어하는 곳입니다.
산호세 vs 샌프란시스코, 여행 시 날씨 차이와 옷차림 팁
실리콘밸리와 샌프란시스코는 차로 1~2시간의 가까운거리지만 날씨가 확 달라서, 여행 계획을 세울 때 미리 대비하는 것이 좋아요.
샌프란시스코
기후 특징: 해양성 기후, 여름에도 서늘, 자주 안개 발생
기온: 여름 낮 15℃까지 내려감
샌프란시스코 7월 낮 평균 기온은 약 20~22℃ 정도입니다.
해안 근처에서는 바람이 불어 체감 온도는 조금 더 낮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산호세나 내륙 도시보다 5~10℃ 정도 낮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아요.
즉, 7월 낮에도 가벼운 재킷이나 긴팔 옷을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짧지만 알찬 샌프란시스코 당일치기는 그야말로 오감이 즐거운 여행이었습니다.
특히 아이들이 케이블카를 타며 즐거워하던 모습, 롬바드 스트리트에서 가족이 함께 웃던 순간, 그리고 무인 택시에서 느낀 미래 도시의 경험까지 — 모두가 소중한 추억이 되었습니다.
산호세에 머무른다면 꼭 하루 시간을 내어 다녀오길 추천합니다.